본문 바로가기
Life talk

정토회 법륜스님 이야기 "기적이란 없습니다"

by 큐리짱 2020. 3. 10.

외국에 와서 살게되면서, 정말 행운이라 해야될까. 법륜스님 유투브를 보게되었고, 그때마다 큰 힘과 위로를 얻고 있다.

사람들의 고민이 내 고민인 경우도 많아서 몰입해서 보게되고, 스님의 말씀을 듣고 있노라면, 내가 어리석어 고생하는구나 싶기도 하다. ㅎㅎ 이러다, 정말 불교 신자가 되는게 아닌지 싶을정도다. ㅎㅎ 가끔 법륜스님에 관해 좌파니 종북이니 하는 단어들과 엮는 경우가 종종 보이는데, 난 북한에 대해선 아예 관심이 없는 사람이다. 오히려, 호주 사람들이 자꾸 "한국이랑 북한은 도대체 왜 나뉜거야?" "너 정말 북한 안가봤어?" 이렇게 물어볼때, 할말이 없어서 쑥쓰러운 사람이다. 분명 호주 사람들이 보기엔, 내가 많이 알거라고 생각할테니까. ㅎ 더 신기했던건, 가끔 호주는 북한에 대해 TV프로로 방송을 해주기도 한다는 것이였다. ㅎㅎㅎ 내가 못 본 북한의 모습을 호주 사람들이 보고 있다고 생각하니 더 희한했다.

아무튼, 내가 구글 앱에 들어가면, 여러가지 뉴스가 뜨는데, 그중 하나가 정토회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새로운 뉴스다. 유투브에 올라오는 영상은 스님이 즉문즉설이나 강연을 하러 가실때 올라오는것 같은데, 홈페이지에는 근황이 바로 올라와서 새로운 말씀 듣기가 좋다. 오늘 올라온 말씀은, "기적이란 없습니다."이다.

새로운 땅에서, 새로운 시작을 하고 있는 나에게 더욱더 크게 와닿은 말씀이였다.

혹시나 출처에 문제가 생기면 바로 내리겠다. 많은 사람들이 볼수 있을까해서 정토회에서 바로 복사해서 가져왔다.

 

--------------------------------------------------------------------------------------------------------------------------------

 

 

안녕하세요. 오늘은 정토회 만일결사 중 열 번째 천일결사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오전 9시 45분부터 서울 서초 법당에서 입재식 생방송 촬영을 시작했습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한 장소에 모두 모였겠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의 정토회원들은 각자 처한 장소에서 휴대폰이나 노트북 화면을 켜고 입재식에 참석했습니다. 국내 29개 정토회와 해외 4개 정토회에서 총 8000여 명이 온라인으로 함께 했습니다.

오늘 사회는 방송인 김병조 선생님이 맡았습니다.

“요즘 코로나19로 나라 안팎이 불안한 상황입니다. 이런 상황에도 우리는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해 입재식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오늘 입재식은 약 2시간 30분 동안 온라인 생방송으로 진행됩니다. 데이터 요금이 많이 발생할 수 있으니, 가급적 와이파이를 이용할 수 있는 공간에서 영상을 시청해 주시기 바랍니다.

각자 다른 공간에서 방송을 시청하지만, 10차 천일결사의 입재를 맞이하는 기쁜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부터 정토회 만일결사 중 제10차 천일결사, 제1차 백일기도 입재식을 시작하겠습니다.”

먼저 지난 백일 회향 기간 동안 정토회 대표를 대행한 묘수 법사님이 인사를 건넸습니다.

“온라인으로 입재식을 하니까 시공을 초월해서 더 많은 사람이 더 확장된 공간에서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또 지금까지는 다른 사람을 따라 입재식에 참여했다면, 조금 더 자발적으로 스스로 입재식에 참여하는 기회가 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대부분 혼자 입재식에 참석하고 계실 것 같은데요. 혼자서도 수행에 대한 방향을 놓치지 않는다면 내가 있는 그 자리가 바로 정토입니다. 언제 어느 곳에서든 늘 행복하고 행복을 전하는 수행자가 되시길 바랍니다.”

법사님의 인사말을 들으니 어쩔 수 없이 하게 된 온라인 입재식의 장점이 보였습니다. 이어서 지난 백일의 발자취를 담은 영상을 보았습니다. 영상에서는 1차 천일결사부터 9차 천일결사까지 역사를 간략하게 보여준 다음 지난 백일 동안의 활동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회향 기간 동안에도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이어서 스님이 열 번째 천일을 시작하며 입재 법문을 해주었습니다.

“오늘은 정토행자 만일결사 중 제10차 천일결사를 시작하는 날입니다. 지금으로부터 27년 전에 만일결사를 시작하던 때에는 한국 불교계의 상황도 열악했고, 남북으로 분단되어 있는 한반도의 상황도 좋지 않았습니다.

지금으로부터 27년 전

그때 정토회를 시작한 사람들은 세상을 한탄하거나 남 탓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우리가 바라는 바를 이루기 위해서 희망을 갖고 도전해보자는 원(願)을 세웠습니다. 3년 동안만 하는 게 아니라 한 생이라고 할 수 있는 30년 동안의 목표를 세우고 도전해보자고 결의를 했습니다. 불교인으로서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실천하고,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면서, 만일 동안 정진을 해보자는 목표를 세웠고, 지금까지 아홉 번의 천일결사를 지나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시작하는 단계에서부터 앞으로 30년 동안 어떤 활동을 할 것인지 전체적인 얼개를 그렸고, 실천하는 단계가 되었을 때는 구체적인 물감을 칠하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에 세웠던 목표와 지금을 비교해보면 그 모양은 처음 계획과 비슷하게 만들어졌습니다. 그런데 규모는 처음 세웠던 목표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것이 현실입니다. 모양이 처음 계획과 비슷하게 만들어졌다는 것은 질적인 면에서 우리가 세운 목표를 거의 달성해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다만 아직 양적으로는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금 더 활동을 적극적으로 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습니다. 양적으로도 목표가 달성되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한 상황입니다. 아직 과제가 많이 남아 있지만 오늘까지 꾸준히 잘 해왔습니다.

오늘 처음 입재하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오늘이 출발점입니다. 반면에 27년 전 저와 같이 만일결사를 시작하던 날부터 함께 해 온 사람들에게는 오늘이 마지막 날 아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만일 동안 해온 일들을 이제 마무리하는 시점이기 때문입니다. 만일결사를 시작할 때부터 함께 해온 사람들은 적어도 이번 생에 있어서는 활동에 대한 미련이 없어야 합니다. 물론 만일결사가 끝나도 죽지 않고 살아있으면 계속 활동을 해야 하겠지만요. 능력이 있든 없든 젊은 시절 30년 동안 목표를 향해 최선을 다해 살아왔기 때문에 앞으로 남은 3년 동안에는 유종의 미를 거두어야 합니다.

동시에 다음 2차 만일결사 때 사업을 계속 이어나갈 사람들이 미래 30년을 잘 만들어나갈 수 있도록 그 기반을 닦아 놓아야 합니다. 공간적으로는 대한민국에서 세계로 나아가야 하고, 내용적으로는 부처님의 가르침이 불교라는 형식에서 벗어나서 모든 인류가 보편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불교용어를 조금 더 이해하기 쉬운 용어로 바꾸거나 약간의 제도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것을 넘어서서 각자가 속한 나라의 일상 언어로 표현되어서 누구나 쉽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일이 필요합니다.

만일결사를 시작할 때부터 정토회는 세계적인 이슈에도 관심을 가졌지만, 크게 기여하지 못한 부분이 환경 운동과 절대 빈곤 퇴치 문제입니다. 이런 부분들은 2차 만일결사에서 보다 본격적으로 진행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관점을 갖고 앞으로 천일 동안 우리는 1차 만일을 마무리하고, 2차 만일을 준비해야 합니다. 오늘이 그 시작입니다.

나는 수행자입니다

어떤 목표를 세우든, 어떤 활동을 하든, 우리의 정체성은 수행자입니다. 우리의 정체성은 통일운동가도 아니고 환경운동가도 아니고 자선사업가도 아닌 바로 수행자입니다. 수행자는 자신의 인생에 대해서 스스로 책임을 지는 사람입니다. 남을 탓하면서 책임을 전가하는 사람은 수행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어떤 경우에도 자기 삶에 있어서는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합니다.

남을 탓하는 마음이 생길 때가 주로 언제인지 살펴보면, 바로 괴로움이 생길 때입니다. 마음이 괴로우면 남을 탓하게 됩니다. 그래서 괴로움이 없으면 남을 탓할 일이 없어집니다. 물론 살아가는 과정에서 괴로움은 일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럴 때 괴로움이 남으로부터 온다고 생각하면 남을 탓하게 되는데, 그 괴로움이 나의 무지, 나의 어리석음, 나의 욕심, 나의 조급함으로부터 온다고 생각하면 남을 탓하기 전에 괴로움의 원인을 안으로 살피게 되어서 그것을 스스로 치유해가는 관점을 갖게 됩니다. 이런 관점을 가진 사람이 수행자입니다.

정토행자는 이런 수행적 관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환경운동, 빈곤퇴치 운동 평화운동 등 우리가 하는 모든 활동들은 수행자로서 활동하는 것이지 그냥 일반인으로 활동을 하는 게 아닙니다. 화가 날 수도 있고, 짜증이 날 수도 있고, 슬플 수도 있고, 미움이 생길 수도 있지만, 그건 마치 길을 가다가 발을 잘못 디뎌서 넘어지거나 도랑에 빠지는 것과 같습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형성된 습관 때문에 수행적 관점을 잠시 놓치고 그런 상황에 빠지는 것일 뿐입니다. 그럴 때 바로 일어나서 다시 앞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우리는 만일의 시작부터 만일이 끝나는 날까지 이런 수행적 관점을 갖고 활동하기로 했기 때문에 천일결사의 10대 목표 중 첫 번째는 늘 변함없이 이겁니다.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된다.’

그래서 천일결사에 입재한 여러분들은 언제나 괴로움이 없고 속박이나 얽매임이 없는 자유로운 사람이 되도록 늘 자기를 가꾸어 나가야 합니다. 그것을 놓치게 되면 설령 세상을 위해 헌신을 하고 나서도 만약 세상이 그 노력을 알아주지 않으면 후회를 하게 됩니다. 마치 자기 자신의 인생을 낭비한 것처럼 느껴지고, 꼭 누군가에게 속은 것처럼 느껴집니다. 수행자는 내일 당장 무슨 일이 생겨 설령 죽게 된다고 하더라도 아무런 후회가 없어야 합니다.

‘살아있는 동안에는 잘 살았다’

이렇게 받아들일 수 있는 관점을 늘 유지해야 합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자유로운 사람 괴로움이 없는 사람이 된다는 목표를 놓쳐서는 안 됩니다. 그래서 천일결사자는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수행 정진을 해야 하는 겁니다. 정토회는 세상을 위해 많은 일들을 하지만, 그 중심에는 늘 ‘나는 수행자입니다’ 하는 관점이 바탕에 있어야 합니다. 나는 수행자라는 것이 정토회의 모든 활동을 관통하는 핵심 방향입니다. 무슨 일을 하더라도 이 수행적 관점을 놓쳐서는 안 됩니다.

보살(菩薩)을 우리 삶의 모범으로 삼는다

내가 내 인생을 자립해서 살 수 있게 되었다면, 그 다음은 다른 사람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는 단계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가 살면서 반드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어야 하는 건 아니지만,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될 때 우리는 유의미한 존재가 됩니다. 중생은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는 존재이고, 수행자는 스스로 자립하는 존재이고, 보살(菩薩)은 스스로 자립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을 도와주는 존재입니다. 그래서 정토행자는 보살을 우리 삶의 모범으로 삼고 있습니다.

대승불교에서는 수행자를 정의할 때 자립과 함께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것까지를 포함합니다. 이것을 ‘보살은 상구보리(上求菩提) 하화중생(下化衆生) 한다’라고 표현합니다. 소승불교에서는 수행자를 정의할 때 자기 인생이 자립되어 있는 사람을 뜻하지만, 대승불교에서는 수행을 기초로 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에게 도움이 되는 사람을 뜻합니다. 다른 사람을 도우면서 자기 인생이 괴롭다면 이름만 수행자일 뿐 참 수행자라고 할 수 없습니다.

정토회에서는 어떤 사업을 진행하더라도 여러분 개개인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여러분 한 분 한 분이 수행자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야 자기 인생을 희생하지 않게 됩니다. 세상에서는 희생을 좋게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수행적 관점에서는 희생이 좋은 게 아닙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자기를 온전하게 유지해 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설령 세상을 위해 죽게 되더라도 그 죽음이 나를 가장 아끼는 행위라는 관점이 있어야 그 희생이 개인에게 의미가 있습니다. 그저 세상을 위해 희생만 한다면 만약 세상이 그 희생을 알아주지 않았을 때 헛된 노력이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만약 여러분이 이런 수행적 관점을 갖고 활동을 해나갈 수 있다면, 여러분의 그 어떤 행위도 헛되게 느껴지거나 후회되는 일은 없습니다. 다른 사람이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타인의 평가에 연연하면, 그건 벌써 수행자가 되기는 어렵습니다. 그러니 반드시 수행적 관점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동시에 우리는 원(願)을 가져야 합니다. 나만 자립해서 살아가는 것에 안주하면 안 됩니다. 이 세상에 많은 사람들이 괴로움 없이 자유롭게 살아가기를 원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첫째, 전법을 해야 합니다. 전법을 통해 괴로움 없이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는 길을 사람들에게 열어주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정토회는 깨달음의 장, 나눔의 장, 명상수련 등 많은 수련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정토불교대학과 경전반을 운영해 부처님의 바른 가르침을 배울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수행의 길을 갈 수 있도록 안내해서 그들도 인생을 살면서 자유와 행복을 만끽할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조금 더 나아가서, 세상에는 전쟁으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죽음을 맞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서 지금보다 더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전쟁을 막으면 적어도 전쟁으로 인한 고통은 멈출 수 있습니다.

만약 굶어 죽는 사람이 있다면 굶어 죽지 않도록 한다고 해서 그들이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식량 지원을 하게 되면 적어도 굶어 죽는 위기에서 겪는 극심한 고통은 면할 수 있게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한 질병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정토회는 병들어 죽거나 식량이 부족해서 굶어 죽는 일을 막아내는 일을 합니다.

또한 아이들이 글자를 안다고 해서 행복해지는 것은 아니지만, 글자를 알고 세상의 기본적인 지식을 알게 되면 문맹으로 인한 고통을 덜 수 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행복으로 나아가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는 일입니다. 이렇게 부처님의 법(法)을 만나기 전에 적어도 극심한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일이 바로 평화 운동과 빈곤 퇴치 활동입니다.

바이러스성 전염병을 어떻게 볼 것인가

전 지구적인 차원에서 살펴보면, 환경파괴가 앞으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가져다 줄지 모릅니다. 요즘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 역시도 크게 보면 환경파괴와 무관하지 않습니다. 환경 파괴로 인해 바이러스에 변이가 일어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바이러스 문제는 꼭 인간이 어떤 잘못을 해서 생긴 일이 아니라는 측면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굶어 죽는 문제가 가장 심각했는데, 그걸 어느 정도 해결하고 나니 세균으로 인해 죽는 문제가 대두되었습니다. 세균으로 인해 죽는 문제를 해결하고 나니 암으로 인한 죽음이 대두되었습니다. 옛날에도 암은 있었지만, 사람들이 암에 걸리기 전에 이미 다른 병으로 목숨을 많이 잃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암이 큰 과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러다가 다른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하고 나니 암으로 인한 죽음이 큰 문제가 된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세균성 전염병이 거의 다 퇴치되고 나니 이제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 큰 이슈가 되고 있는 겁니다. 만약 더 위험한 전염병이 창궐한다면, 바이러스성 전염병은 그에 비해 큰 문제가 되지 않을 겁니다.

이를 보면 인간이 병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만약 바이러스성 질병을 모두 다 해결하고 나면,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인해 보이지 않던 그 아래의 문제들이 나타나기 시작할 겁니다. 그래서 모든 병을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은 세균성이든 바이러스성이든 질환이 없어서 살아가는 것이 아닙니다. 그런 속에서도 면역력이 있기 때문에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렇게 보면 면역력을 키우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지, 모든 세균과 모든 바이러스를 박멸하는 것은 해결책도 아니고 또 가능하지도 않습니다.

해결할 수 없는 일을 자꾸 해결하고자 하면 해결되지 않을 때 두려움이 생깁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이 계속해서 발전한다고 해도 이 문제에서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을 겁니다. 달라지는 환경에 따라 생겨나는 돌연변이로 인해 신종 전염병이 발생하는 위험도 있지만, 동시에 지금은 문제가 안 되던 것이 다음 단계에서 문제가 되는 측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현재 겪는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지금은 문제시되지 않던 것이 다음 단계에서 문제시되는 겁니다.

과거에는 대부분 추위가 문제였지 더위는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난방을 통해 추위 문제를 해결하니까 이제는 더위가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난방보다 냉방에 에너지 비용이 더 많이 들고 있어요. 과거에는 추운 나라에 에너지가 많이 필요했지, 따뜻한 나라에서는 에너지가 많이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더운 나라일수록 냉방 때문에 에너지가 더 많이 필요합니다. 이처럼 원래 문제가 있었던 것이 아니라 우리가 문제를 삼기 때문에 문제가 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과학기술을 통해 환경 개선을 해나가는 것도 좋지만, 환경 개선만으로는 이 문제가 끝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환경을 수용하는 수행적 자세와 과학기술을 통해 필요한 만큼 환경을 개선하는 자세를 겸해야 합니다. 모든 걸 수행적 과제로만 삼으라고 하면 아무리 환경이 열악해도 마음만 잘 먹으면 된다는 극단에 치우칠 위험이 있고, 반대로 모든 걸 개선해야 하는 대상으로만 바라보면 지금과 같은 부작용을 끝없이 유출하게 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환경에 적응하고 주어진 조건을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는 수행적 관점과 주어진 환경을 조금 더 과학적이고 객관적으로, 또 연기적으로 주변과의 관계를 보면서 개선해나가는 자세가 함께 필요합니다. 이것이 바로 상구보리 하화중생(上求菩提 下化衆生)의 자세입니다.

기적이란 없다

오늘부터 시작해서 천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꾸준히 정진해 봅시다. 기적이라는 건 원래 없습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꾸준히 쌓아갈 뿐인데, 다른 사람의 눈에는 꾸준히 쌓아가는 과정이 잘 안 보입니다. 그래서 나타난 결과만 본 사람들에게 기적처럼 보일 수가 있어요. 혼자서 딴짓하다가 어느 날 옆 사람을 쳐다보니 저 멀리 가고 있으면 날아간 줄 착각합니다. 기어서 가더라도 우리가 매일 꾸준히 걸어간 것은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그걸 기적이라고 표현하는 겁니다.

 

기적을 바라는 사람이 아니라 기적을 만드는 사람이 됩시다. 기적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허황된 것을 추구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꾸준히 정진한 결과가 어느 날 다른 사람이 봤을 때 기적처럼 보이는 것을 뜻합니다. 정토행자는 그런 기적을 만들어 가는 사람들입니다. 우리가 지난 27년 동안 축적해 온 경험들을 이번 3년 동안 더욱더 효율적으로 활용한다면 우리가 내세웠던 많은 가치들을 사회 속에서 실현해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게 가능하려면, 첫째, 정진을 해야 합니다. 하루도 빠지지 말고 매일 수행 정진을 해야 합니다. 둘째, 다른 사람들도 이 길을 갈 수 있도록 전법을 해야 합니다. 셋째, 전법을 위해 필요한 것이 바로 보시와 봉사입니다. 여러분의 보시와 봉사 없이는 전법 활동을 해나갈 수가 없습니다.

정토회가 있어서 우리 사회가 더 나아졌는가

나아가 정토회가 정토회만을 위한 모임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 대한 책임의식 또한 지녀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가 꼭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되어야 합니다.

‘정토회가 있어서 우리 사회가 조금 나아졌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정토회가 되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지구적으로는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경실천을 꼭 해나가야 합니다. 인류적으로는 빈곤퇴치를 위해 모금도 하고 구호활동도 해나가야 합니다. 국내적으로는 우리가 사는 한반도에 절대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평화를 정착시켜야 합니다. 무엇보다 통일에 대한 희망을 접어서는 안 됩니다.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서는 반드시 통일의 기회를 만들어 내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 사회의 정치, 사회, 문화 등 모든 부문에 관심을 갖고 사회가 긍정적으로 변할 수 있도록 우리의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다음 달에는 국회의원을 뽑는 선거가 있습니다. 국민이 국가의 주인이에요. 선거는 국가의 주인인 국민이 자신을 대신하여 국가를 이끌어줄 사람들을 뽑는 과정입니다. 어떤 감정에 치우쳐서 누구를 선출할 것이 아니라 국가의 발전을 위해서 어떤 사람들이 필요한가를 충분히 고려하여 우리의 대표를 선출해야 합니다. 더 나아가 미래 세대에 꼭 필요한 가치인 환경문제, 빈곤퇴치 문제, 평화문제 등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우리를 대변할 수 있도록 하면 사회가 훨씬 더 발전할 수 있습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귀중한 권리를 잘 행사해 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오늘 입재식을 시작으로 매일 꾸준하게 정진하시기 바랍니다. 1차 백일기도가 끝나고 2차 백일기도를 시작할 때 다시 모입시다. 그때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이 되어서 오늘처럼 온라인으로 만나는 게 아니라 여러분과 직접 만날 수 있도록 해봅시다.”

스님의 법문으로 10차 천일결사를 시작하는 마음을 가다듬은 후 새롭게 천일결사에 함께 하는 분들을 위한 결의식을 진행했습니다. 오늘은 천일을 새로 시작하는 날이기 때문에 신규 입재자가 따로 없고 생중계를 보는 모두가 신규 입재자입니다.

“정토행자는 자기의 생각을 바꾸어서 행복해지는 자기 변화와 자기가 사는 사회를 바꾸어서 행복해지는 사회변화를 동시에 추구합니다. 이런 목표를 실현하기 위해 정토행자는 어떤 경우에도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 수행정진을 해 나가야 합니다. 이 천일결사는 누가 시켜서, 혹은 누구에게 보이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나 자신과의 약속이며, 성불과 정토를 구현하기 위한 나의 다짐입니다.

천일결사에 입재하신 입재자들은 오늘부터 정토세계를 이루기 위하여 첫째, 괴로움이 없는 사람, 자유로운 사람이 되기 위하여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서 반드시 수행 정진하겠습니까?”

소리는 들리지 않았지만, 대답은 전국에서 되돌아오고 있었습니다. 천일결사 신규 입재자들은 매일 아침 수행 정진하고, 매일 마음 나누기를 하고, 매일 천 원 이상 보시하고, 매일 한 가지 이상 봉사를 하고, 백일마다 입재식에 참석하기로 다짐했습니다.

결의식을 마치며 스님은 10차 천일결사에 입재한 8천 여명의 정토행자들이 건강하고 물러남 없이 정진해 나가기를 축원해주었습니다.

다음은 10차 천일결사를 이끌어갈 각 부문의 임원을 소개했습니다. 평소처럼 모든 입재자들이 모였다면 각 부문의 임원들을 일으켜 세워 격려하고 박수를 보냈겠지만, 올해는 각 부문을 대표하는 분들만 화면에 출연해 인사를 했습니다.

먼저 스님이 대표자 네 분을 소개했습니다.

“먼저 지난 백일 동안 대행을 맡아서 활동해주신 천일결사준비위원회, 각 정토회 대표, 총무, 팀장 대행들에게 격려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감사드립니다. 새로운 임원 모두를 무대 위에서 소개해야 하는데 오늘은 대표만 나와서 소개하겠습니다.”

법사단 단장 무변심 법사님, 정토회 대표 김은숙 님, 행정처장 박종숙 님, 통일특별위원회 위원장 양윤덕 님이 차례로 나와 인사를 했습니다.

법사단 단장인 무변심 법사님이 환한 웃음으로 먼저 화면 앞에 섰습니다.

“법사단을 대표하여 인사드립니다. 집에서 각각 입재식에 참여하지만 마음만은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27년 전 처음 출발할 때 보다 도반이 너무나 많아졌기 때문에 든든합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대로 뚜벅뚜벅 걸어 나가면 될 것 같습니다. 건강 잘 챙기시고 좋아지는 대로 함께 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다음은 김은숙 정토회 대표님이 인사했습니다.

“33개 지역 정토회 대표 분들과 대의원 분들을 대표해서 인사드립니다. 매일 수행 정진하고 도반들과 더불어서 나아가겠습니다. 대의원으로서 중심을 잃지 않고 법당에 잘 쓰이도록 하겠습니다.”

다음은 박종숙 행정처장님이 인사했습니다.

“행정처 국장님들과 전국 33개 지역 정토회 총무, 부총무를 대표하여 인사드립니다. 10차는 9차와 달리 조직개편이 많이 되었습니다. 한 분 한 분이 모둠활동을 통해 주인이 되는 시기입니다. 작은 소임이라도 주체적으로 해주시면 2차 만일을 준비하는 튼튼한 기반이 되리라 믿습니다.”

마지막 양윤덕 통일특별위원회 위원장님이 인사했습니다.

“통일특별위원회 사무국장단, 전국 지역장, 구역장을 대표해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지역마다 행복한 세상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열심히 해보겠습니다.”

각자 맡은 역할에 따라 인사말은 조금씩 달랐지만, 수행과 정토라는 목표는 같았습니다.

마지막으로 천일결사준비위원회에서 10차 천일결사 10대 목표와 명심문, 백일 동안 함께 실천할 약속을 발표했습니다.

9차 천일결사의 명심문은 ‘나는 행복한 수행자입니다’이었습니다. 10차 천일결사에서는 한 발 더 나아가 ‘나는 행복을 전하는 수행자입니다’로 명심문을 바꾸었습니다.

사홍서원을 끝으로 입재식을 마쳤습니다. 스님은 촬영하고 생방송을 진행한 봉사자들과 사회자에게 수고했다고 인사를 건넸습니다. 특별히 사회를 맡아 준 김병조 님에게 감사 인사를 했습니다.

“수고하셨어요. 방송인이 하니까 잘 어울리네요.”

 

점심 식사를 한 후 오후에는 2시간 동안 모둠별로 화상 채팅으로 소감 나누기를 했습니다. 오늘 입재식에 참여한 소감을 나누고 앞으로 모둠을 어떻게 운영할지 머리를 맞대 보는 시간입니다.

화상채팅이나 카카오톡을 어려워하던 나이 드신 분들도 상황이 이렇게 되니 온라인 소통에 참여하게 되고 새로운 배움의 기회도 되었습니다. 전국에서 온라인 모둠활동이 열리는 사이, 스님은 팔을 치료하러 병원에 다녀왔습니다.

오늘 정토회는 30년을 마무리하는 마지막 3년의 첫걸음을 내디뎠습니다. 스님은 내일도 지난 27년과 다름없이 수행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부처님 열반일을 맞이하여 법문을 할 예정입니다.

 

----------------------------------------------------------------------------------------------------------------------------------

 

많은 생각거리를 주는 말씀이였다. 나의 성장에 관해서도, 또 지금 코로나바이러스에 대처하는 자세에 관해서도.

한국에 있었다면, 정토회 모임이라도 한번 나가보고 싶었을것같다. ㅎ

그래도 원래는 이번달 브리즈번에 스님이 오시기로 되있어서 가보려고 했는데, 지금 호주가 한국에서 입국금지가 되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앞으로 상황을 지켜보고, 스님이 오셨을때 한번 가보는것도 좋을것같다.

"기적이란 없습니다."라는 말. 주변에, 놀랍게 무언가를 이뤄낸 사람들이 넘쳐나는 인터넷속에서 가끔 나는 뭘했나 싶을때도 있다. 그 사람들은 나와는 다르게 원래부터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던 사람처럼 보이기도 하니까 말이다.

하지만 스님의 말씀에 내가 깨달아야할것이 있었다.

"오늘부터 시작해서 천일 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꾸준히 정진해 봅시다. 기적이라는 건 원래 없습니다. 우리는 매일매일 꾸준히 쌓아갈 뿐인데, 다른 사람의 눈에는 꾸준히 쌓아가는 과정이 잘 안 보입니다. 그래서 나타난 결과만 본 사람들에게 기적처럼 보일 수가 있어요.....기적을 바라는 사람이 아니라 기적을 만드는 사람이 됩시다. 기적을 만든다는 것은 어떤 허황된 것을 추구한다는 뜻이 아닙니다. 내가 꾸준히 정진한 결과가 어느 날 다른 사람이 봤을 때 기적처럼 보이는 것을 뜻합니다." 스님의 말씀은 정토회의 목표로 이야기 해주신거 같지만, 새로운 길을 가는 나에게 위로가 되는 말씀이였다.

오늘도 이렇게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하다.

댓글